너무 힘들고 너무 아픈데 그런 나조차도 스스로 챙길 힘이 없었다. 그 깊은 호수에 깊이 빠져 감히 나 따위가 이 곳에서 살아 나갈 수 있을까, 하는 생각 뿐이었다. 형편없고 엉망진창인 나라서 겉과 속 어느 것 하나도 자신 있는게 없어서 내 존재 하나 사라져도 아무렇지 않을 것 같던 나라서 원망했고, 미웠고, 괘씸했고, 그로 인해 우울했고, 분노했고, 절망했고, 저주했고, 욕을 퍼부었고, 그러면서도 자책했고, 그리웠고, 기다렸다. 단계라고 하던가, 하루도 빠짐없이 흐르던 눈물은, 떠오르던 생각은 결국 줄어들긴 하더라 결코 감당해낼 수 없을 것 같은 이 감정도 결국 감당이 되더라. 이제 눈물 짓지 않고 추억할 수 있게 되었다. 사실은 오늘 잠깐의 눈물로 추억했다. 꼭 힘들어하길, 꼭 불행한 시간을 보내길....